아침은 무얼 먹었더라
그러네, 아무 것도 먹지 않았었지
집 나가면 개고생
인생은 즐기는 것
아님 이건 어때?
종일 술에 취해
아무에게나 싸움을 걸어
어쩌면 그런
인생이 즐겁겠지
어중간한 바보로는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해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새하얀 천장을 바라 본 채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그대로
이걸로 정말 괜찮은걸까?
그렇게 전부 남의 탓을 하는
뻔뻔함조차 가지지도 못한 채
아마 나는 이 세상 제일 백치일까
아, 자기혐오만으로 밥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일어나선, 아아
오늘은 아프니까요, 하하
아, 아침에 뭘 먹었지
아까 말했었던가
저는 바보라서
더는 하고 싶은
말도 남아있지 않아요
분명히 이런
변명은 편하겠지
불성실한 인간 따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그렇지만 나는 내일도
원인 모를 병을 호소하며
어리광만 줄곧 부리고 있겠지
이대로 정말 괜찮은걸까?
마음에 병이 있어서 라던가,
그딴 걸로는 납득이 안 가잖아
나는 정말 구제불능의 백치인거네
주제 파악만으로 집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보가 되어 눈치 따위 보지 않고
산다면, 얼마나 좋아
서투른 나는 오늘도 그렇게
백치 혹은 초인이 되기를 바라며
아무 것도 아닌 채
그저 시간만 흘러가고 있는데
아무개라더라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