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기억

유리상자
하얗게 차갑게

겨울이 내리던 그 날

잘 지내란 말로

지친 사랑을 내려놓았지

하얗던 길 위에

나뉘어가는 발자욱

들키지 않도록 우린

눈물을 새기며 걸었지

어디 이별이

어느 한사람 탓이겠니

누가 누굴 떠났는지

이젠 기억도 안나

참 어렸었나봐

바보 같은 사랑만 하다

헤어지던 날 하루만

남자다운 척 한 나

겨울은 지나고 몇 번을 더 지났지만

이따금 여전히 하얀 계절은

널 내게 데려와

가끔은 너도 내 생각을 하는지

너의 기억 속에

나는 어떻게 남았는지

참 어렸던 내가

좋은 기억만 간직하며 살아가줄래

살다 지치고 힘들 땐

한 번 웃을 수 있게

그땐 어렸나봐

바보 같은 사랑만 하다

헤어지던 날 하루만

남자다운 척 한 나

미안해 잘 지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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