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자고 싶지만
무거운 몸을 끌고 일어난다
찌뿌둥한 몸을 뒤로 한 채
집 앞을 나선다
몸이 아파 쓰러질 것 같아도
살을 에듯 추운 날에도
아버지란 이름이
이렇게 무거웠을까
내 아버진 어땠었을까
돈 벌러 나가는 길이
오늘 따라 힘들어져도
자식들과 집사람이
눈에 아른거려서
가장이란 이름이
아버지란 이름이
이렇게 무거운 걸까
내 아버진 어땠었을까
아침 밥을 차렸는데
그냥 나가네
아침부터 일이 많은가 보다
아이들 학교에 보내고 집안 일
세금 고지서에 한숨을 쉰다
허름한 옷을 입고
먹다 남은 밥을 먹어도
마음껏 울 수도 없다
엄마라는 이름이
이렇게 무거웠을까
우리 엄만 어땠었을까
세월이 너무 흘러서
여자라는 이름보다 더
엄마라는 어머니라는
이름이 어울려
괜시리 울컥해 봐도
마음껏 울 수도 없고
눈물이 많은 여잔데
우리 엄만 어땠었을까
철 없게만 굴던 우리가
시간이 흘러서 부모가 되고
어느새 훌쩍 커 버린
아이들의 모습에
혼자 울컥해지네
세월이 너무 흘러서
여자라는 이름보다 더
엄마라는 어머니라는
이름이 어울려
괜시리 울컥해 봐도
마음껏 울 수도 없고
눈물이 많은 여잔데
우리 엄만 어땠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