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콘크리트 도시엔 낮은 내 눈높이
유튜브 뉴스 클립에는 비관적인 소식
알록달록한 섬네일과
모니터 책상 앞에 나는 거북목으로 포징
엄마의 전화엔 똑같은 인사
이어지는 똑같은 질문과 대답
괄호 속에 숨긴 지문 뒤엔 새로 쓰는 말이 없어
우린 교차점을 잃은 평행선상 위에서
새벽 한남대교 위의 택시
기사님의 불평
듣는척하면서 끝까지 올리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속 래퍼들은 언제나 fancy
ye 난 너를 떠올려 우리 둘이
주고받은 문장 아래 줄을 쳐 보니
난 여전히 섬처럼 다리 없이 떠있지
균형을 잃은 채로 도착 자동 결제 사인이
떠밀리듯 내려 술에 취해버린 빌딩
별 대신 빛이 나는 네온 사인
딱 그만큼 내려앉아있지
그게 내가 자랑하던 꿈의 위치
해서 눈이 부셔 잘 안되는 직시
몇 년 전에 꿨던 꿈
머릿속엔 드릴이 도는 소음
문득 생각에 돌려보려 키는 아이폰
금이 그어진 액정, 보호필름을 밝히는 무작위적인 피드
k pop k movie k 음식 k 반도체
k 산업 k 무기 너의 k 붙은 팔로워
내 입김은 차도 모두가 k 열풍
손바닥 위엔 길을 잃은 데이터뿐
그 아래 보정되어진 맨얼굴
#광고, 화장품과 미소 입술이 꽤 이뻤고
너의 개인 계정 게시물엔 젝스 믹스 레깅스 엉덩이를 tight 하게 빼입어
숨 쉬어보니 어느새
더러워진 어깨
털어 내려 해도 전혀 지워지지 않는 변색
계좌 비밀번호 기억해
내 숫자 검색 안되는 명제
버스정류장 숨에 섞여있는 입김
난 지도 없이 걷는 이 기분이 지독히도 싫었지만
방향 키가 고장 난 듯 움직이지 못해
언젠가 네가 나에게 써준 공책
날 축복하는 아름다운 문장 그 단어들과 지금 난 얼마만큼 닿을까
세상 가장 쓸모없는 질문들에 둘러 싸인 채로
여전히 머릿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