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겨울, 겨우 겨울
너 없는 겨울이 많이 힘겨울지도 모르지만
넘어질지도 모르지만
겨우 겨울, 겨우 겨울
나만 남은 거울에 또 안겨 울지도 모르지만
왠지 꽤 맘이 많이 시릴 것 같아
그 조급한 성격 때문에 넘어지지 말라고
했던 말도 벌써 작년 거기 멈춰있는 달력
난 집에만 있어 좋은 덴 친구들 인스타로
감기 달고 사는 애가 따뜻하게 입고 다녀
우린 멍청하게 살았지 우산도 둘 중 하나만 펼치고
엄청 멍청했잖아 기침을 해도 딱 붙어 다니고
바보 같이 살던 나는 아마 널 몰랐어
넌 괜찮댔지만 진짜 문제는 날 몰랐어
걸어서 멀리 갈 때 주머니에 넣었던 핫팩
이젠 다 터져버린거야 새까만 거 같대
길바닥에 버리고 가줘, 손도 탈탈 털어
주워 담지 못한 말들도 내뱉은 채로 안녕
겨우 겨울, 겨우 겨울
너 없는 겨울이 많이 힘겨울지도 모르지만
넘어질지도 모르지만
겨우 겨울, 겨우 겨울
나만 남은 거울에 또 안겨 울지도 모르지만
왠지 꽤 맘이 많이 시릴 것 같아
난 많이 달라졌어 아니, 변한 건 하나도 없어
하루 3번 먹으라던거 대신 한 달에 감길 3번
챙길 기념일도 없어, 멋 부릴 일도 없어
검정 패딩엔 눈이 쌓였고 코트엔 먼지가 쌓였어
없어진 건 분명 넌데 폰 울릴 일이 없어
딴 여자가 말 걸면 어쩌구저쩌구 네 걱정은 진짜 괜한 걱정
너 때문인지 아닌지 몰라도 아무 일도 없었어
터져버린 핫팩 나 흔들린 것 같애
이제와서 주워담아 봤자 달라질건 없겠지만,
추억이란 쓰레기겠지만
너 없이 보내는 겨울은 생각보다 따뜻했고
손 달라는 네가 없어 주머니에 넣고 걸었다
너랑 전화할 일이 없어 손은 따뜻했고
안아줄 일이 없어 내 체온으로 겨울을 살았다
더운 여름 차가울 가을
너 없이 내가 울며 이 갤러릴 정리하겠지만
액정이 젖어가겠지만
겨우 겨울 그 다음에껀 우울
우리 서로가 없이 멀쩡히 또 살아가겠지만
한동안은 많이 추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