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 울었고
참 많이 좋았던
수십 번의 계절 끝에 온
마지막 겨울
사랑에 아프고
사람에 겨웠던
나를 다독여 준
무수한 밤들
매 순간 서툴고
어리숙한 나도
저 보름달이 저물면
어른이 될까요
웃고는 있지만
사실 말예요
하루하루가
불안한걸요
그냥 걷다가도
자꾸 멈춰 서요
괜찮다는 말에
또 눈물이 나요
그대 울지 마요
나처럼 아프진 마
차가운 바람을
다 견뎌 내려고 마요
아득한 이 길을
걷다 보면
오래도록 그리던 내가
서 있을까요
가리워진 달빛이
꼭 나인 것만 같아
긴 새벽을 설치다
잠이 들어요
매 순간 서툴고
어리숙한 나도
이 무력함이 지나면
어른이 될까요
불안해하지만
사실 말예요
매일매일이
변한 게 없네요
누군가는 내게
너무 늦었대요
또 다른 누군간
아직 괜찮대요
작아지는 엄마
멀어지는 친구들
난 대체 누구에게
슬픔을 말할까요
아득한 이 길을
걷다 보면
오래전에 꿈꾸던
멋진 날이 오나요
가리워진 달빛이
꼭 나인 것만 같아
긴 새벽을 설치다
끝내 울고 말아요
아직 난
준비가 안 됐나 봐요
난 여전히
스물 그 어디쯤인 걸요
밤하늘 가득 채운
수많은 별들처럼
나도 언젠가는 꼭
빛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