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책과 연필과 지우개와 대화해요

읽어주는 그림동화
Album : 처음이야 시리즈 - 학교는 처음이야
Composition : 루비
Composing : Mate Chocolate
오늘은 마음이가 학교에 가는 둘째 날이에요.
마음이는 아침부터 둠칫둠칫 신이 났어요.
“마음아, 뭐가 이렇게 신이나?”
가방에 공책과 필통을 담으려는데 공책이 물었어요.
“응.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려니 너무 재미나.”
연필과 지우개도 말을 걸었어요.
“마음아, 나 너무 답답해. 나 좀 꺼내줘.”
“나도나도.”
“앗, 연필아. 지우개야. 조금만 참아. 금방 학교에 갈게.”
마음이는 얼른 필통 뚜껑을 열고 연필과 지우개를 안심시켰어요.
캄캄한 필통 안이 답답한가 봐요.
오늘 아침은 엄마가 해준 맛있는 오므라이스를 먹고
오늘도 엄마와 함께 손을 잡고 학교에 가기로 했어요.
엄마가 일주일간 같이 가준다고 했어요.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고 타니 이웃집 정훈이도 탔어요.
“안녕, 정훈아.”
“안녕, 마음아.”
“정훈이 너는 몇 반이지?”
“나는 1학년 3반.”
“아, 그럼 송이랑 같은 반이네?”
“송이가 누구지? 아직 반 친구들을 잘 몰라.”
“내가 학교에 가면 소개해 줄게.”
“그래.”
어느덧 1층에 도착했어요.
“그럼 학교에서 보자.”
“응.”
횡단보도 앞에 멈춰서 왼쪽 오른쪽 좌우를 살피고
녹색 신호로 바뀔 때까지 기다렸어요.
차들이 일제히 멈춰서고 오른손을 크게 들고 조심히 길을 건넜어요.
“마음이가 학교에 간다.”
“응 안녕. 나 학교에 가.”
“마음아, 잘 다녀와.”
“응.”
뛰뛰빵빵 차들도 어느새 인사했어요.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와요. 그래서 마음이는 노래를 불렀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면은~ 새들도 차들도 웃으면서 반겨줘요~.”
멀리 송이가 보이네요.
“송이야.”
“안녕. 마음아.”
“송이야, 그러고 보니 정훈이랑 너랑 같은 반이더라. 내가 소개해 줄게.”
“정훈이가 누구지?”
“우리 아파트 사는 친구인데 착하고 좋은 친구야.”
“그래. 고마워. 이따 점심시간에 소개해줘.”
“응.”
송이와도 아침 인사를 나누고 교실로 들어왔어요.
마음이 엄마는 마음이가 잘 들어간 걸 확인한 후 집으로 돌아가셨어요.
가방을 여는 데 벌써 공책과 연필과 지우개가 아우성이에요.
“아이고, 숨이 막혀라. 정말 답답해 죽는 줄 알았네.”
“나도나도. 너무 캄캄하고 숨 막혀.”
“얼른 우리 좀 꺼내줘.”
“헤헷. 공책아, 연필아, 지우개야.
이제 오늘부터 신나는 학교생활 시작해 보자.”
그때 누군가가 마음이 어깨를 툭 쳤어요.
“안녕, 너는 누구랑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니?”
“아? 아니야. 그냥 혼잣말 좀 했어. 일찍 왔나 보구나.”
“응. 내 이름은 민호라고 해. 너는 마음이라고 했지? 아마?”
“응. 나는 마음이야. 민호야 반가워.”
“우리 이따 준수랑 술래잡기하기로 했는데 너도 같이 놀래?”
“좋아. 나도 같이하자.”
“그래그래.”
민호와 술래잡기 놀이를 약속하고
마음이는 칠판을 바라봤어요.
칠판에는 ‘아침 활동’이란 말이 적혀 있었고
그 밑에는 ‘독서’라고 적혀 있었어요.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교실 옆
책꽂이에 있는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아씨방 일곱 동무>, 와 재밌겠다. 저거 읽어야겠다.”
마음이는 <아씨방 일곱 동무> 책을 가지고 와서
한 장 한 장 읽어나가기 시작했어요.
“와, 아씨방의 일곱동무 이야기가 참 재밌다.
자 부인과 가위 색시, 바늘 각시, 홍실 각시,
인두 낭자, 다리미 소저, 골무 할미가
서로 자기가 잘났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너무 흥미로워.”
“그래그래? 연필, 지우개야.
우리도 한번 아씨방 일곱 동무처럼 말놀이해 볼까?”
듣고 있던 공책이 말했어요.
“어쭈. 공책. 네가 감히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지우개도 말했어요.
“하하하. 얘들아. 나한테는 너희 둘 다 소중해.”
“이런 이런 섭섭하지. 내가 빠질 수 없지.”
이에 질세라 연필도 끼어들었어요.
그때 선생님이 들어오셨어요.
“자, 여러분. 오늘은 선생님이 예고한 대로
학교를 둘러볼 거예요. 먼저, 공책과 연필,
지우개를 들고 우리가 돌아다닐 장소를 적어볼까요?”
“네.”
반 친구들이 일제히 대답했어요.
“마음아, 나만 믿어. 나 공책이 있어야 적은 걸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구.”
“아니야, 이 연필이 없으면 어떻게 쓸 건데?”
“아니야. 틀리는 걸 지울 수 있어야 한다고.”
공책과 연필 지우개는 서로 다투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마음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서실부터 급식실까지 모두 적었어요.
그리고는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학교 구석구석을 둘러보았어요.
교실로 돌아와서 선생님이 질문했어요.
“혹시 오늘 둘러본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아니면 질문이 있을까요?”
“선생님, 도서실에 제가 좋아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신기했어요.”
“선생님, 급식실에 줄이 너무 길어서 놀랐어요.”
“선생님, 교무실에 선생님들이 너무 무서웠어요.”
“선생님, 보건실에 매일 가고 싶어요.
침대가 편안해 보여서요.”
저마다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어요.
“그렇구나. 마음이는 어땠니?”
“네. 저는 강당이 기억에 남아요.
입학식을 한 곳이기도 하고
형, 누나들이 운동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어요.”
“그래그래. 우리 여러분들이 학교를 재미난 곳으로
알고 더 많이 친숙해졌으면 좋겠어요.
선생님과 함께 1년 동안 안전하고 즐겁게 보내봐요.”
선생님이 말씀을 마치자 종이 울렸어요.
“자, 이제 점심시간이다. 모두 번호순서대로 줄을 서도록 해요.”
“와~” 반 친구들은 신이 나서 차례차례 줄을 섰어요.
“마음아, 마음아.”
그때 공책이 속삭였어요.
“응?”
“점심 맛있게 먹고 와.”
“그래. 나는 너의 사각사각 연필 소리 듣는 것만으로 배가 불러.
그러니깐 많이 먹고 힘을 내.”
연필도 이야기했어요.
“나도 열심히 지우개 똥을 만들려면 너의 힘이 필요해. 많이 먹고 와.”
지우개도 이야기했어요.
“그래그래. 너희 몫까지 배불리 먹고 올게.”
마음이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는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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