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 있잖아
B: 응?
슬기: 좋아해.
B: 너 다른 사람 좋아하잖아.
슬기: 뭔 소리야… 아니야…
B: 너 아직도 니 전여친 좋아하잖아.
슬기: 걔 내 여친도 아니었다니깐.
B: 지랄하네.
슬기: 예정아 사랑해.
B: 어떻게? 얼마나?
슬기: 책 한 권이 다 끝나고 나서 다음 책을 쓰는 만큼 사랑해.
B: 자세히 설명해봐.
슬기: 그러니까
B: 어
슬기: 이런 이야기야.
로자: 하 진짜… 저기요 여기 교보문고예요. 철학 코너에서 뭐하는 짓거리야 씨팔…
back to the ditch. i’m back from the dead. 커피에 페니드. 도파민 넉넉해.
거린 여느 때처럼 번쩍대. 술집 앞에 말보로 puff puff pass.
전부 다 까무잡잡해. 성벽, 기둥, 병신 천치들.
정신병 걸린 년들 먹을려는 좆밥 새끼들은 여기엔 없지 늘.
drunk as fuck. 개좆됐어. 좆된 게 어때서? 넌 어째서
나한테 늘 못 됐어? you’re full of shit. 니가 한 말 다 기억했어.
나 여태껏 뭐했던 걸까. 업본 뭘까. 술 꼴아 외쳐대는 봄밤.
역시 정신병자, 병신, 저기 옷 벗긴 년, 다 못 구원 받는 걸까.
슬기: 어 박솔뫼 아세요? 박솔뫼 아시는 분 여기서 처음 봐요. 와 신기하다. 아 아 그러시구나. 아 저도 진짜 좋아하거든요. 혹시 옆에 앉아도 될까요?
그러니까 그게 진짜 좋은 거죠. 되게 중얼대는 것 같고 막 웅얼거리면서 응어리가 짓뭉개지고 흘러나오는 것 같은 그런 문체와 느낌이… 근데 진짜 예쁘시다… 왜 이렇게 예뻐요 저랑 잘래요?
(상대가 뺨을 후린다)
아 씨발
난 기억해 그 씨팔년을. 18년과 짓밟힌 내 좋았던 연을.
좆같잖아 허튼 본능. pop some pills, fuck your cycle. 하찮은 권능.
보드카에 절은 피. the way to peace. 기분 꽤 쩔었지. 꽤 버렸지.
왜 버려진 걸까나. 세상은 더럽지. 다 버러지…
행패를 부릴 수록 너는 내게 멀었지. 좀씩 네게 못 범접해.
신논현 거리는 너무나 번잡해. 차라리 안산이 나을지도.
눅눅한 이 버거킹 감튀도 결국엔 먹히는데 내 중얼거림은 꺼리니 망할 거리는 왜?
선생님 네게 레비 브로는 버리는 패? 넌 있고 나는 없던 것들.
버림 받은 자는 반항할 수 없지 무엇도. 내가 여기 처박혀있는 건
사실 내겐 사실 내겐 너 밖에 없는 걸. 칼을 벼르고 겨누고 뭐라도 뭐라도 바뀌길 바래도
현실은 넘 비루해. 넌 절대 못 위로해. 난 보드카와 법카와 평판이 필요해.
선생님 선생님 지금 나는 생사의 기로에. 날 무너트려버릴 난기류에.
너랑 섹스를 꿈꿨지. 난 남매를 바랬어. 마지막까지도 다 죽은 관계서
걸리적거리는 것들 하나하나 죄다 벗겼지. 난 있고 너에겐 없던 기억들.
어긴 법들. 내가 먹었던 겁들. 언젠가는 빛난다네 번들번들. 내가 든 보험들
전부 해지해버린 너는 내 전원을 껐고 무엇도 할 수 없었어.
지수: 그러니까 걘 강남에서 일했던 거야?
슬기: 아니 그건 아니고…
지수: 그럼 신논현 얘기는 왜 한 거야
슬기: 내가 그동안 거기 살았다고
지수: 아 그니까 너가 거기서 얼마나 한심하게 살았는지 얘기한 거야? 걔랑 헤어진 다음에?
슬기: 그치… 대체 뭘 들은 거야?
지수: 나 운전 중이잖아.
슬기: 니가 뭐라도 말하라매.
지수: 내가 재밌는 얘기를 해달랬지 네가 얼마나 한심한지를 말해달라곤 안 했잖아
슬기: 야 노래나 듣자.
지수: 그럴까. 뭐 듣지.
슬기: 조월 들을래.
지수: 조월은 안 돼.
슬기: 왜 안 되는데.
지수: 안 돼.
슬기: 아니 왜 안 되냐고.
지수: 그거 틀면 돈 내야 돼.
슬기: 너가 왜 돈을 내는데 스트리밍하는 건데.
지수: 안 된다고! 돈 내야된다니깐.
슬기: 뭔 개소리를 하는 거야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