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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물고기

Yu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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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묻어 빛을 잃어버린 비늘
까맣게 비어 물이 들어찬 눈동자
올라오는 비릿한 향기가 너의 마음을 전하는 것 같아
푸른 강물을 헤엄치던 너의 과거는 어땠을까
눈과 비늘이 반짝이던 순간들은 즐거웠을까
근데 어쩌다 그런 모습으로
날아가는 새들도 너를 포기한 걸까
아니면 네 마지막을 지켜주려는 걸까

커다란 몸집 상처는 보이지 않고
울려퍼지는 할아버지의 트럼펫 소리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이 아마 너의 추모곡인가봐
돌 사이에서 끼어버린 채 그저 물살에 휩쓸리는
텅빈 눈속엔 끊임없이 물이 차고 있을뿐이야
이젠 슬픔도 느껴지지않고
트럼펫 연주가 뱃고동처럼 너의 항해를 밝혀주길

언제 너의 여정이 끝을 맺은 걸까
어떤 이야기를 품고 이리 떠내려온걸까
나는 평생 알 수 없겠지만 네가 덜 외롭길 바래
울려퍼지고있는 저 트럼펫 소리와
물살이 꽃잎을 네게 데려와 얹어주니까  
아마 넌 좋은 물고기였나봐 그치
안녕
즐거운 항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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