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서

이장순
서산에 붉은 해 걸리고 강변에 앉아서 쉬노라면 낯익은 얼굴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온다 늘어진 어깨마다 퀭한 두 눈마다  빨간 노을이 물들면 웬지 마음이 설레인다 강 건어 공장에 굴뚝엔 파란 실오라기 피어오른다 순이네 덩그런 굴뚝엔 파란 실오라기 피어오른다 바람은 어두워가고 별들은 춤추는데 건너  공장에 나간 순이는 왜 안 돌아오는 걸까 높다란 철교위로 호사한 기차가 지나가면 강물은 일고 일어나 작은 나룻배 흔들린다 아이야 불 밝혀라 뱃전에 불 밝혀라 저 강 건너서 오솔길 따라 우리 순이가 돌아온다 얼라리 얼라라라 리야라 에루화 지화자 잘 돌아간다 얼라리 얼라라라 리야라 에라 얼라리 얼라라야 아이야 불 밝혀라 뱃전에 불 밝혀라 저 강 건너서 오솔길 따라 우리 순이가 돌아온다 얼라리 얼라라라 리야라 열아홉 살 순이가 돌아온다 얼라리 얼라라라 우리 순이가 돌아온다 우리 순이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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