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상서(一字上書)

남인수
강물은 출렁 출렁
달 빛을 실었구나
내 고향 먼 먼 길에
뻐꾹새 우는 이 밤
부모님을 생각하면
오지랖이 설레어
창 아래 꿇어 앉아
일자상서 붓을 든다

양류는 치렁 치렁
청사를 풀었구나
내 고향 떠나온 지
몇 번째 봄이런고
무심으로 보냈는가
유심으로 보냈나
사나이 맹세만은
철 석에다 비겼노라

바람은 슬렁 슬렁
꽃 잎을 쓰는구나
내 고향 산막 아래
산 제비 집을 지을 때
이 아들의 금의환향
기다리는 부모님
이 소식 일자상서
아들처럼 반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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