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리석은 놈, 그 아무도 없구나

더 문샤이너스 (The Moonshiners)
다시 찾은 고속 도로를 지나, 여전히 갈 길은 멀어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이내 모습이 너무나 초라해서
나 보다 약해 빠진 놈, 그 아무도 없구나

몇 년 간을 제 집을 드나들 듯 기웃대던 술집에 앉아
정치, 연예 시답지도 않은 화제들로 목에 핏대를 세우다,
어느 참에 또 새벽이 와서 그 술집을 나섰다

갈 곳 모르는 발걸음은 너무도 정처 없구나
홍대 거리의 쓰레기 더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또 다시 걸어간다.

밤새도록 눅눅한 어둠 속에 질퍽이는 섹스를 하고
낡은 모텔을 나서는 발걸음이 왜 이리 낯설게 느껴질까
세상에 나 같은 속물, 그 아무도 없구나

위태로운 걸음을 옮기며 저 마천루를 바라보다가
때를 지어 걸어가는 한 무리의 군중 속에 몸을 숨겼다
나 보다 비겁한놈, 그 아무도 없구나

비오는 아침. 부를 이름도 휘두를 깃발도 없이
텅빈 골목을 스쳐 지나네. 텅빈 창자가 뉘엿거리네

또 다시 걸어간다.

나 보다 어리석은 놈 그 아무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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