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nic

미확인소음물체
푸른 태양과 시꺼먼 빗물
붉은 바람과 보라색 구름

나 이제 집을 나서네
이렇게 화창한 날에

견고한 담장과 거룩한 학교
이야기의 바다 청춘의 늪

뜨거운 길 위로 쏟아내리는 조선의 신문과
빌딩의 숲 속 위로 올라가

너의 환한 미소와 함께
1959 깍두기와 편의점 와인을 함께 마시며 떠드네

썩은 고양이 시체, 목매 죽은 아줌마
옆집 사는 할머니 굶어 죽은 얘기
뛰지 않는 심장과 우리 사는 이야기

알콜 중독 아저씨 영양 실조 아가씨
강남 사는 장관님 집값 오른 얘기
무표정한 얼굴과 우리 사는 이야기

해 저문 절벽아래 핏빛 눈망울
그 위를 밟고 서 있네

끊어진 외줄아래 가는 손가락
그 위를 밟고 서 있네

그 위에 내가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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