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밤

이수
태연히 지는 우리의 끝

그러나 이제 흩어지는 것뿐

울먹임으로 다짐해도

멀어서 아픈 우리의 처음

빛나며 피고 나면 썩어 가는 게

우리가 함께 지샌 밤 들인 거야

서럽게 추억하던 지난날을 돌아보아도

이제는 너무 멀리 와 버린 거야

구겨진 마음 불신의 밤

서로 모르게 떨군 기대도

담을 수 없이 기울어진

우리가 없는 우리 말들이

빛나며 피고 나면 썩어 가는 게

우리가 애써 지은 얘기인 거야

서럽게 추억하던 지난날을 돌아보아도

이제는 너무 멀리 와 버린 거야

빛나며 피고 나면 썩어 가는 게

우리가 함께 지샌 밤 들인 거야

서럽게 추억하던 지난날을 돌아보아도

이제는 너무 멀리 와 버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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