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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
정태춘
담 넘어 뒷집의 젊은 총각
구성진 노래를 잘도 하더니
겨울이 다 가고 봄 바람 부니
새벽밥 해 먹고 머슴 가더라
산너머 구수한 박수 무당
굿거리 푸념을 잘도 하더니
제 몸에 병이 나 굿도 못하고
신장대만 붙들고 앓고 있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앓고 있더라
길 건너 첫 집의 젊은 과부
수절을 한다고 아깝다더니
정 들은 이웃에 인사도 없이
그 춥던 간밤에 떠났다더라
집나간 자식이 돌아온다 하기
동네 긴 골목을 뛰어가보니
동구 밖 너머론 바람만 불고
초저녁 단잠의 꿈이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꿈이더라
(얘기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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