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밤 - 정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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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불던 바람 잠들고
어둠에 잿빛 하늘도 잠들어
내 맘의 창가에 불 밝히면 평화는 오리니
상념은 어느새 날아와서 내 어깨 위에 앉아 있으니
오늘도 꿈속의 길목에서 날개 펼치려나
내방에 깃들인 밤 비단처럼 고와도
빈 맘에 맞고 싶은 낮에 불던 바람
길은 안개처럼 흩어지고 밤은 이렇게도 무거운데
먼 어둠 끝까지 창을 열어 내 등불을 켜네
02;24
긴긴밤을 헤메이다
다시 돌아온 상념은 내방 한구석에서 편지를 쓰네
나도 쓰다만 긴 시를 쓰고 운따라 흠흠 흥얼거리면
자화상도 나를 응시하고 난 부끄럽네
이런 가난한 밤 이런 나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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