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Dewpointº
Album :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 '나인' 순간
Composition : 박동균, 강민영
Composing : 강민영, 김강, 박동균
Arrangements : 김강, 강민영

비가 내리기를 바랬던 구름 한 점 없는 날, 또 눈을 감는 날이야
일기예보를 괜스리 뒤적거려보던 날, 하늘은 눈부신데
바라던 마음은 참 야속하게도 약속하지도 않은 채로
그러다 어느새 매정하게도 어딘가로 사라져
온도를 올려놓곤, 손도 잡아주지 않곤, 어느새 저멀리
우산을 필 새도 없이 젖어간 손끝
안돼, 사라지지 마, 언제쯤 다시 돌아오는 거야?
마른 하늘을 올려다 보며 간절히 외치는 한 여름이
기약 없는 나날들에 바람에게 말을 걸며
또 하염없이 기다려, 여우비를
아아, 젖어든 손끝을 맞잡아줘
아아, 오늘의 눈물을 속삭여줘
구름을 따라서 사라져 버렸던 '어떻게든 될 거야'라는
그 작은 한 마디, 결국은 당신이 필요했던 거야
뜨거워진 공기와 불어오는 바람 속에 담긴 너의 흔적
우산을 필 새도 없이 날아간 허상
안돼, 사라지지 마, 또 어디로 날아가는 거야?
마른 하늘에 흩뿌려지는 푸르고 투명한 마음만이
거짓말같은 날들에 무지개를 띄워두고
또 하염없이 기다려, 여우비를
다신 돌아 오지 않을 거란 것 쯤은 나도 알아
닫힌 마음이 가려는 곳은 어차피 여기가 아닐 텐데
어쩌다가 또, 불시착해버린, 당신의 길 잃은 그 비를 맞으려
마른 하늘에, 두 손을 뻗으며, 바라는 그대 이름은 여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