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 할머니께선
내 사주팔자를 비싼 돈을 주고 보셨다고
말씀하셨네
난 궁금한 마음에 그 자리에서
내 팔자는 어땠냐고 여쭤보았고 그 점쟁이
말씀하셨대
얜 무조건 관직에 오를 거라
판검사가 보이니 잘 될 거라
아니 얘 돌잡이 땐 법봉을 잡았었다
내 할머니 맞장구치셨대요 근데
나도 잘은 몰라요 근데 그대 그거를 어찌 아나요
나도 나를 몰라요 그대 근데 그거를 어찌 압니까
친구가 읽던 글자 책 한 권에
궁금해져 대체 어떤 책 읽냐고 물었다네
뺏어 읽었네
그 책을 읽다가 아주 시큰한 마음에
안경 벗고서 눈물 한 방울 슥 훔치고서
가만있었네
너 눈물도 흘릴 줄 아는구나
너무 안 어울리는 거 아니냐
아니 얘 그런 줄 몰랐는데 질 짰다고
친구에게 뻥튀기할 텐데
나도 잘은 몰라요 근데 그대 그거를 어찌 아나요
나도 나를 몰라요 그대 근데 그거를 어찌 압니까
나도 나를 몰라요
나도 나를 몰라요
나도 나를 몰라요
나도 나를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