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든이는 오늘
방과후 수업이 없는 날이야.
미술학원 수업까지 30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짱아분식에서 군것질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평소에는 늘 다운이랑 같이 학교를 나섰지만,
이번 주는 다운이가 환경미화 당번이라
어쩔 수 없이
이든이는 혼자서 학교를 나섰어.
여유롭게 걸어서
교문을 막 빠져나가려는 순간
뒤에서 이든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든든아, 이든든이~"
"뭐야~ 강다운! 너 당번 아니야?
너 설마 땡땡이야?"
이든이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다가오는 다운이를
놀란 얼굴로 바라보며 물었어.
"아~ 그런 게 아니라,
오늘 우리 교실에서 3학년 선생님들 모임이 있다고
선생님이 당번도 일찍 가라고 하셨어.
대박이지?"
"헐, 대박! 나 짱아분식 갈 건데
같이 갈래?"
"그래! 가자 가자!"
이든이와 다운이는 오늘도
로제 떡볶이 1인분과 김말이 튀김 두 개를 시켰어.
거기다가 소다 맛 슬러시도
작은 컵으로 한 잔씩 주문했어.
오늘은 이든이가
용돈 받은 기념으로 한턱 쏘는 거라
평소에는 잘 시키지 않던
슬러시까지 주문했어.
"하하 핫뜨거워. 야 조이든,
근데 너 수업 시간에
더럽게 왜 코를 파고 그러냐?"
다운이는 큼지막한 떡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말했어.
"누가 코를 팠다고 그래?
네가 판 거 아니야?"
이든이는 뜨끔 했지만,
혼자만의 비밀을 들키고 싶지 않아
태연하게 굴었지.
"그럼 내가 본 건 뭐지?
이상하다, 분명 조이든이
코딱지를 날리는 걸 봤는데...."
다운이는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혼자서 자꾸만 키득거리며 웃었어
"너 진짜! 코딱지 이야기 그만 좀 해!
네가 더 더러워."
이든이는 괜히 화를 내며
대화 주제를 돌려 보려고 애를 썼어.
"아 맞다 이든아, 하은이가 우리 아파트 살던데?
너 본 적 있어?
나 어제 놀이터에서 김하은 만나서
아파트 애들이랑 놀았어.
너도 담에 같이 놀자."
다운이가 화제를 돌려준 덕분에
이든이도 맘 편히 떡볶이를 먹기 시작했어.
"김하은 봤지. 지난번에
엄마 심부름 가다가 우리 아파트
기린 도서관 앞에서 만났어.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던데."
역시 아파트 자치회장님의 아들은 달라.
이든이는 하은이가 이사 온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나만 몰랐었네. 큭큭.
야 근데 김하은 축구 진짜 잘하던데?
어제 애들이랑 했는데
혼자서 세 골이나 넣던데.“
다운이가 건넨 고급 정보에
축구인 조이든이 눈을 번쩍 뜨며 대답했어.
"대박! 그럼 토요일에 김하은도 부를까?"
"그러지 뭐. 내일 학교에서 초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