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까마득한 꿈을 꾼 것만 같아
처음으로 살아 있다는 게 느껴져
낯설게만 느껴졌던 웃음소리도
어쩐지 자연스럽게 튀어나왔어
매일 밤 고민했던 걱정들도
매일 아침 막연하고 불투명한 내 미래도
매일 밤 외면했던 불안들도
바람에 날아간 듯해
내게도 꽃이 피었던 계절이 있었어
이름도 모르지만 정말로 예뻤는데
여름, 봄, 아니, 가을이었던가
분명 겨울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난
봄날 한가운데 살고 있는 것 같아
자유로워 몸도 마음도 이 모든 게
외로움은 원래부터 없던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잊혀져 갔어
매일 밤 간절했던 기도들도
매일 아침 후회하고 뒤틀렸던 내 과거도
매일 하루 버텨내던 감각들도
바람에 날아간 듯해
내게도 꽃이 피었던 계절이 있었어
색은 바랬지만 좀 더 선명했는데
햇살, 파도, 아니, 단풍이었던가
분명 차갑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어 난
눈을 감으면 찾아오는
따사로운 향기가
자꾸 내 마음을 설레게 해
어쩌면 나도
어쩌면 나도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몰라
내게도 꽃이 피었던 계절이 있었어
이름도 모르지만 정말로 예뻤는데
여름, 봄, 아니, 가을이었던가
분명 겨울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난
너무 까마득한 꿈을 꾼 것만 같아
처음으로 살아 있다는 게 느껴져
봄날 한가운데 살고 있는 것 같아
자유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