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이쯤에서 비틀거리지
집 앞에 다 와서 힘을 빼버리고
누가 딱히 협박한 적도 없는데
왜 달렸느냐고
가끔 아침보단 저녁에 울었지
우린 붉은 세상을 입었고
니가 좋아한 시를 읊었지
좀 더듬었어도
궁금했어 지금도 잘 웃고 사는지
나는 아무것도 웃기지 않아
알겠어 나 젊음을 당겨서 쓴 만큼
나이에도 이자가 붙는 걸 말야
밤에 둘은 이제 혼자가 되었지
나의 어두운 마음에 놀랐더라도
너는 내 삶에 야광이니까
겁내지 말라고
궁금했어 지금도 잘 웃고 사는지
나는 아무것도 웃기지 않아
알겠어 나 젊음을 당겨서 쓴 만큼
나이에도 이자가 붙는 걸
꿉꿉했던 계절도 다 지나가 버린
9월에 너는 꿈이었을까
모르겠고 안아줘 다 부서질 만큼
나 불쌍하잖아
이른 장마 버디버디 귀여니와 네 멋대로 해라
이제 알아 내 모든 기쁨은 어쩌면 거기 두고 왔나 봐
20년이 지나도 나는 16화음
이것 말곤 아무 소용이 없어
모르겠어 하나도 뇌가 타버렸나봐
아무래도 나 불쌍하잖아
궁금했어 지금도 잘 웃고 사는지
나는 아무것도 웃기지 않아
알겠어 나 젊음을 당겨서 쓴 만큼
나이에도 이자가 이자에 이자가 이자에 이자가
붙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