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 서 있는 작은
손을 가진 아이
울먹이면서도 울지 않으려
손을 꼬옥 쥔 아이
겁을 잔뜩 먹은 채로
나무를 안고 있는 아이
바람 소리가 무서울 때마다
다시 찾곤 했던
편안함에 놓지 못한
항상 나를 토닥여주던
어리광쟁이 아이의 핑계가
되어준 수풀 속
바깥이 어떤지 몰랐던
숲 속에만 있던 아이
나무를 안은 채 발 떼지 못하는
숲 속에 있는 아이
나무 그늘 밑에서
한 발 나가기 무서워
손을 놓으면 발가벗은 것처럼
창피하고 두려워
바깥이 어떤지 몰랐던
숲 속에만 있던 아이
나무를 안은 채 발 떼지 못하는
숲 속에 서 있는 아이
한 발짝 괜찮아 다시 또 한 발자국
잡은 손도 슬쩍 놓아봐
무서웠던 바람 소리들도
살짝 귀 기울여봐
바깥이 어떤지 몰랐던
숲 속에만 있던 아이
나무를 안은 채 발 떼지 못했던
숲 속에 서 있던 아이
무서워하며 숨기만 했던
숲 속에 있던 아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