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첼로
난 음악은 잘 몰라서
이 악기 소리가 어떤
현악기인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선율
그 위에 담담한
뭐 이야기
끊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주시길
바란다네
그래
당신들에게
넋두리를 뱉는 건
아니야 이 세상
참 살기 어렵지
위로의 말을
전할 수 밖에 없겠지
우리는 서로
위로의 말을
전할 수 밖에 없어
한 해
자살시도로 인한 응급 환자가
이만 여 명이 넘었다던가
다들 참
죽고 싶은 삶이구나
한국에서의 삶
예전에 다 미쳐버렸고
어쩌면 우리는 그냥 다
간신히
간신히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다들 고생많았고
내일 지구가 끝나거나
내일 대한민국이 망해버린대도
그래도 당신들 참 수고 많았다네
이미 죽은 이들의
피가 흘러
쉽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지만
나 역시 그런 숭고한 피의 하나로
흘려질 수 있다면 바랄 게 없겠네
그렇잖아도 죽고자 하는 인생에
의미가 생긴다면
참으로 꽁으로 얻은
덤으로 얻은
값진 보너스가 아니겠는가 말야
뚱딴지같은 소리를 얹는 것도
이제는 지겨워 피아노 소리를
듣는 것도 지겹지
많은 말들이 아주 지겨워
지겨움 속에서 욕지기
가 튀어나올만치
아주 지겹지
그래
지독해
디스거스팅
그것만이 내가
느끼고 있는 감각이고
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늘 입을 열어 말을 하기도 하고
그래 자기가 사실은 잘 알지 못한
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그래도 좀
나을지 모르지 그런 이들에게 더 이상 어떤
말을 하는 거
그게 참 어렵지
죽고 싶은 기분이야
너무 시시해서 죽고 싶어졌어
라고 말하는 어느 중이병 만화 속의 대사마냥
사실은 그냥 늘 죽고 싶었다는 걸
그 때를 기회 삼아 토해낼 뿐이라지 친구여
재즈인지
피아노인지
뭔지 모를 소리
소음 속에 내 목소릴
얹는게
참 지겨워 참 지겨워 지겹다는 말만
그냥 반복하게 되네
죽고
싶다
죽고
싶단
말을 하는 사내
가 여기 있네
뭐 너에게
뭘 바라지는 않아
내 감정에 공감해
죽으라는 말도 아냐 그냥
내가 죽고 싶다고
그래 뭐한 번 했던 이야길 다시
반복해볼까
죽는다는 말을 하는 건 그래 적어도
죽기 싫다는 뜻이지
트라우마의 언어화는 결국 그걸
극복했다는 뜻이니까 말이지
지금은 소릴
듣고있지 않아
소릴 듣고 있지 않은 채로
주절 주절 주절
거리고 있을 뿐이라네
그대여
칼날을 쥐고 살아가는가
당신 목숨을 끊어내기 위해
오늘도 많은 고민 속에서
상념 속에서 헤엄을 치고 한 번 더 살기 위해
발악질을 하는가
헤엄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이란
보금자리
자내는 그저 숨을 멎고
가만히 오늘을 돌아보면 어제 그대가 했던
말들을 되새기게 될테지
노래를 잘하는 것도
랩을 잘하는 것도
글로 대단한 성공을 이루는 것도 모두
죽음과는 거리가 먼 일이기에
나는 망설이고 있다네 친구여
나는 한 번도 일기장에
십 년 동안 글을 쓰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적지 않았지
억지 웃음
짓게 되는 일은
늘 가장 싫어하는
일이었지
억지
로 무언가를 할 생각은 없지 그래
죽음과 삶에 대해서도 말이네
억지로 살 생각은 조금도 없지
저기
멀리 떨어져 나간 친구의
웃음 소리 혹은 울음 소리가
들리나
내 삶
다 어디로 갔을까
헤매이는 방황하는
그저 약이라도 먹은 듯한
비루먹은 신세가 내 꼴이라오
누군가에게 들키기 싫어 비척거리는 신세가
내 꼴이라지
사람들은 그래 뭐 남의 마음을 파보기 위해
그다지도 애를 쓰고 있다만은
조금도 보여주기 싫고
혹은 다 까발리고 싶고
뭐 그런 게 내 속내라지
그저 욕이라도 한참 해주고
싶을
뿐이라지
하 참
한숨만
나온다네
나는 뭐
존중을 받았던가
그 시간들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