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 근데 이 거북이는 누구야? 네가 데리고 온 거야?
소년 : 인사해. 내 친구야.
소녀️ : 안녕...? 어!
거북이 : (째려본다)
소년 : 아 미안. 낯을 가려서 그렇지 나쁜 애는 아니야.
소녀️ : 근데 저 거북이는 입에 뭘 물고 있는 거야?
소년 : 저 구슬? 나한테 새로운 기억이 생길 때마다 구슬이 하나씩 생기는데, 그걸 모으는 중이래.
소녀️ : 진짜? 나도 그런데.
소년 : 너도 기억을 모아?
소녀️ : 응. 내 기억 같이 보러 갈래?
소년 : 그래 좋아.
소녀️ : 좋아. 날 따라와.
소녀️ : 여긴 이 바닷속 가장 깊은 곳이야. 자, 이 구슬들이 내 기억이야.
소년 : 우와. 내 기억이랑은 완전히 다른 색깔인데?
소녀️ : 그래? 혹시 이 중에 보고 싶은 기억 있어?
소년 : 음... 저 파란색 구슬은 무슨 기억이야?
소녀️ : 그건 내가 자주 꾸는 꿈에 대한 기억이야.
소년 : 꿈? 무슨 꿈인데?
소녀️ : 내가 파란 나비가 되는 꿈.
소년 : 나비? 그게 뭐야?
소녀️ : 음.. 하늘을 헤엄치는 친구래. 나도 실제로 본 적은 없어. 나는 늘 바다 너머를 동경해 왔어. 어느 날 꿈을 꾸는데, 바다 너머에서 파란빛이 들어와 날 비추는거야.
소년 : 파란 빛?
소녀️ : 응. 나는 그 빛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었어. 그래서 빛을 따라 수면 가까이로 올라갔지.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바다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본 거야. 바다 너머엔 끝없이 펼쳐진 하늘이 파란빛을 쏟아내고 있었어. 나는 그 쏟아지는 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였어. 그러자 내 몸이 파랗게 물들더니, 서서히 바다 위로 떠올랐어. 내가 파란 나비가 된 거야.
소년 : 어땠어? 하늘을 헤엄치는 기분이?
소녀️ : 자유로웠어. 늘 바다의 물결을 따라 살던 내가, 바람을 거스르며 하늘을 헤엄치는 나비가 된 거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어. 아 그 파란 구슬을 여기 구멍에 한번 넣어봐. 그럼 내 꿈을 볼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