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오랜만이다
나 기억하지?
이게 얼마만이냐,
너 성공했다며?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할게,
돈 좀 빌려줘.”
기억 속에 사라질 듯 오래된 옛 지인
십여 년 전에 얼굴만 알던 과거의 친구
수년 만에 연락 와서 반가운 마음에 답장했는데
성공했다며 축하한다던 그 말 뒤에
갑자기 부탁하겠다며 꺼내는 얘기가
결국엔 돈 좀 빌려달라는 말이었지
사람이 로또에 당첨되면
가장 먼저 입단속 하랬다더니
비트코인, 해외주식 조금 성공하니
오래된 인연들이 줄줄이 찾아오더라
그저 안부인 줄 알았던 연락도 결국엔
돈 달라는 부탁뿐이라니, 이게 뭐냐
돈이 정말 급했다면
은행을 가거나 가족에게 말했겠지
내게 연락 왔다는 건 이미 그쪽도 안됐단 얘기
은행과 가족에게도 거절당했으면서
무슨 신용으로 내가 돈을 빌려주길 바라나?
말이 안 되는 얘기지, 안 되는 얘기야
최근에 유튜브 후원도 몇 번 해봤어
재밌으면 하는 거지, 그게 후원이잖아
근데 시청자도 없는 삼류 채널들
돈 달라며 구걸하는 건 정말 짜증나더라
잔돈 싫으면 큰손만 데려와 방송을 하던가
후원이 터지길 바란다면 재미를 보여줘야지
시청자들이 니들 ATM도 아니고 말야
내가 성공한 건 맞아, 하지만
니들이 내 성공에 도움 준 거 있냐?
내가 너희한테 돈을 빌려줄 이유도 없어
앞으로 돈 얘기 할 거면 연락하지 마
다시 말하지만, 난 돈을 빌리지도
남에게 빌려주지도 않으니까
그리고 한 가지 더, 유튜버들아
후원 안 한다고 시청자가 그지가 아냐
돈 좀 주세요, 돈 좀 주세요, 구걸하는
니들이 진짜 그지 같은 거야, 알겠냐?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돈 달라고 구걸하지 마, 병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