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춘천역에서 공중전화 박스로 들어가 나왔다고 전화했지
외상값이 얼마냐고 술집 다니며 갚아줬지 비싼 운동화도 사주셨지
고향에 가고 싶으면 춘천으로 내려와
무심한 소양강을 바라보며 눈물 흘렸지
안개 자욱한 강가에서
슬픈 계절을 견딜 수 있었지
니꺼 내꺼 없이 같이 살면서 가을 하늘 구름처럼 방랑자처럼 자유로웠던 형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던 고향과 보고 싶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만났겠지요
이젠 우리의 계절은 다시 안오겠지요
형이 떠난 오월은 벌써 내 앞에 와있네요
거기도 봄인가요 형 여기서 거기까지 먼가요
지금 말고 다음에 우리 만나게 되면
형 고향 개성역에서 봐요 찾아 올 수 있겠지요
기다릴게요 역 광장에서 형 그 향수 뿌리고 나오세요
나 그 향기 맞으면
모든 아픔이 나을 것 같아요
공지천의 오리배는 형을 기다려요
칭얼대는 호수를 달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