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제는 어딥니까란 질문에
당연한 거 아닌가 하며 가자고 해변가에
한눈팔 시간은 없다고 바로 출발해
도착한 곳은 말이 필요 없어
짐은 대충 풀어놓고 일단 즐기세
앉아있으려 했던 너를 일으켜 세워서 떠미네
무더운 여름 날씨를 모조리 씻어버리게
뜨거운 해도 지쳐 모습을 감추고 마는데
밤에 더욱 깊게 팬 듯 어두워져서
쏳아올린 불꽃들이 주인공인 듯해
우리 또한 작게 타오로는 빛을 달고선
이 순간의 모습들을 꾸며내곤 해
한 줌의 모래 속 빛이 나는
소원의 조각을 바라보며
꿈구는 동화 속처럼
아름다운 지금을 즐겨보려 해
수많은 색상 그중 하나만 골라
하늘이 될지 바다가 될지는 몰라
선택의 순간 정해진 걸까
아니 아직 아냐
섞이고 흐릿해질 때쯤 다를까 그 여름은
창밖에 넘실대는 파도에
떠오르는 영감은 작품이 되네
그럼에도 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너이기에 반드시 내 곁에 있어줘야 해
우리 둘, 바람, 하늘 아래
이동하는 사람들과
먼발치 연주되는 세레나데 같은
소리는
마치 깊은 바닷속 울리는 노래
들리는 건 잠긴 듯이 답답하게
꿈틀거리며 감긴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건 똑같은 광경이기에
그래, 눈을 떴을 때 너와 마주치네
다른 건 필요하지 않아 너의 옆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게 전부인데
그게 뭐 어때서 이거면 난 충분해
같은 장소에 자리를 잡고 시작하네
처음은 아무도 없는 바다의 순간을
그린 후에 나는 조금 뒤로 물러가
당연하게도 너의 모습을 담아놓아
밤에도 멈추지 않아 우리는 돌아서
서로가 불빛 아래 주인공인 듯이
그려 놓았고 아직 타는 불꽃을 들고선
마지막 밤의 추억을 꾸며내곤 해
한 줌의 모래 속 빛이 나는
소원의 조각을 바라보며
꿈꾸는 동화 속처럼
아름다운 지금은 즐거웠었기에
수많은 색상 그중 하나만 골라
하늘이 될지 바다가 될지는 몰라
선택의 순간 정해진 걸까
아니 아직 아냐
섞이고 흐릿해질 때쯤 다를까 그 여름은
창밖에 넘실대는 파도에
떠오르는 영감은 작품이 될 때
그 순간에 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너이기에 반드시 내 곁에 있어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