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때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사람은 과거에 집착한다고 한다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나는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곤 한다
비오던 날 어린 동생이랑 달팽이를 잡던 일이며
아버지가 아끼던 꽃나무에 흠집을 내서 야단맞던 일이며
교실에서 실례했다는 이유만으로 내게 미움을 샀던 짝을 생각하며
나는 용서를 하고 또 용서를 빌었다
아주 늙어서 노망이 든다고 해도
어른이 되기 이전에 일어난 일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