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 그 봄

마야
일천구백구십오
세상에 버려질 때
잃을 것조차도 하나 없어
하얀 이를 드러내
나를 채찍하지마
진정시킬 약은 필요 없어
새장에 갇혀있던
좁고 좁은 저 문으로
스스로 나를 깎아
파란 하늘 위에
지친 영혼을 맡길래

내게 남겨주신걸
아무리 찾아봐도
차가운 냉소와 비웃음뿐
닫혀버린 마음을
계속 두드리지만
조급한 두 눈에 눈물만 흘러
야위고 여린 나를
세상에 내버려 둔 채
8년을 돌고 돌아
바로 여기 나의 길에 서 있어
나 홀로

여행은 끝났어
이젠 두렵지 않아
무릎을 꿇은 건 너일 뿐
새장에 갇혀있던
좁고 좁은 저 문으로
스스로 나를 깎아
파란하늘 위에 지친 날갤 펴
야위고 여린 나를
세상에 내버려둔 채
8년을 돌고 돌아
바로 여기 나의 길에 서있어
모두 눈과 귀를 열고
당당히 서있는 나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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