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김호성
토함산 잦은 고개 돌아보면 쪽빛 동해
낙락한 장송등걸 다래넝쿨 휘감기고
다람쥐 자로 앞질러 발을 멎게 하여라

한고비 또 한고비 올라서면 넓은 한계
스러진 신라천년 꿈도 서려 감도는가
막달아 아늑한 여기 굴이 하나 열렸네

칡뿌리 엉긴 흙을 둘러막은 십육나한
차거운 이끼 속에 푸른 숨결 들려오고
연좌에 앉으신 님은 웃음 마저 좋으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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