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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갓길
녹우
헤어진 연인의 달싹이는 입술이 문득, 그리워지는 밤
막소주 한 잔에 삶의 시름을 걷어내는 아저씨의 손
거북 등처럼 거칠다.
한숨 한 번에 소주 한 잔, 한숨 두 번에 소주 두 잔
정겨운 노래까지 어깨동무하면 고단했던 삶도 목젖을 넘어간다.
맨몸뚱이 하나로 지켜 온 수십 년의 세월이 속을 뒤집는지
아니면 빈속에 퍼부은 막소주의 반란인지
문밖을 나서니 가로등 눈이 떠진다.
한시라도 삶을 떠나지 못했고, 한시라도 사람을 떠나지 못했다
취기 따라 비틀거리는 담벼락에 기대어 하늘을 본다.
봄밤은 저 홀로 아름답구나.
봄밤은 저 홀로 아름답구나.
참 아름답구나.
참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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