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무찌르고 다이달로스의 미궁을 빠져나와
영웅이 된 테세우스를 모두 기억하나요?
테세우스는 크레타의 첫째 공주 아리아드네와 함께
몰래 크레타를 떠났었죠. 그 둘은 순조롭게
아테네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크레타와 아테네는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긴 여행길 중간에 그들은 낙소스 섬에서
잠시 쉬게 되었습니다. 고요하게 바람이 불어오는 섬은
평화롭기 그지없었어요. 그 평화로움에 젖어 둘은 깜빡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 잠깐 동안 테세우스는 꿈을 꿨어요.
“나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다.
아리아드네를 두고 떠나도록 해라.
아리아드네는 나의 아내가 될 것이다.”
테세우스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함께 난관을 극복해 온 아리아드네를 두고 떠나라니요!
테세우스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신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었기에,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아리아드네를
두고서는 배로 향했습니다.
“출발할 것이다. 어서 돛을 올려라!”
테세우스는 그 길 그대로 낙소스 섬을 떠났습니다.
테세우스가 떠난 뒤 아리아드네도 잠에서 깼습니다.
옆자리가 빈 것을 본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를 찾아
두리번거렸습니다. 테세우스가 떠난 낙소스 섬은
고요하다 못해 스산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아리아드네는 그제야
테세우스가 자신을 두고 떠난 것을 직감했습니다.
아리아드네는 절망에 빠져 주저앉았습니다.
“그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도록 내가 다 도와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고 가다니!”
분노에 차 울던 아리아드네 앞에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나타났습니다.
“아리아드네, 나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다.
넌 나와 결혼하게 될 것이다.”
디오니소스는 망각의 술을 아리아드네에게 건넸습니다.
그 술을 한 모금 마시자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주 아리아드네는 신이 되어
디오니소스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