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없는 생각들, 내 하루를 채우는 끝 없는 우둔한 망상
무책임한 늦바람, 안쓰런 무모함일까봐 머뭇거림만 가득한 하루들
눈에 익은 익숙함 버리긴 아까운 건지 자꾸 지름길에 눈길을
길을 나선 친구들, 날 바라봐주던 그 눈빛 조바심에 밤을 지샌 날들
이뤄냈던 것들도 서툰 나태라 하며
하루의 피곤함도 잊게 만들던 세상 속도는
또 하루를 보챈다
눈 앞에 지금의 날 바라봐
홀로이 더딘 시간 위를 걷는 나
내 방문을 또 노크하는 불안의 잔향
오래된 불면의 친구인 걸
믿어왔던 시간의 흐름은
노련함 하나 없이 제자릴 맴돌고
누군갈 또 따라잡으라던 그 목소리는
재촉한다 서두르라며 내게
더디다고 말하던 누군가의 핀잔 속
모났던 내 모습은 가장 둥글어질 수 있는
내 지나왔던 모습들
한 걸음 멀리서 날 바라봐
세상과 같은 시간 위를 걷는 나
동이 트기 전 항상 최고로 어둡다는 걸
해가 뜨면 그땐 알게 될까
숨 가쁘게 애쓰던 그 속도는
지나친 게 많아 돌아볼 순간들이라서
그때 가서 갑자기 서두른 건 티가 나
겪는 게 이득일 걸 다가올 날
다시 다가가보려 해 내 남은 길들
느즈막히 보이기 시작해서
멀찍이 남은 날에 부딪혀
맞이할 날들은 모두가 똑같은 걸
망설여 마 그 걸음은 끝내 도착하잖아
그 위에선 결국 다 만날 걸
혹시라도 헤맨 길 두려워도
서둘지 마 처음엔 누구나 둘러볼 게 많아
누구나 다 길 잃어 묻는 사람이란 걸
같이 가줘 우연이란 그늘에서
그 길만 우기지는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