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의 흔적이 바람과 멀리 날아가
빗방울과 함께 바닥으로 서서히 스며들어가
행복함을 전부 다 가져가지는 마라
내게도 품고 갈 몫을 조금 남겨주라
비를 맞으며 탄 배는 참 차갑더라
얼굴에 툭 하고 떨어진 물방울 하나가
건조한 내 마음도 조금씩 적셔가
얼었던 감정을 녹여내린다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고
기억이 땅에 다 번져
우산을 저 멀리로 던져버리고
추억에 마음은 다 젖어
빗물이 눈에서 흘러내려
구름이 자꾸만 또 울어
작은 천둥에 부서진
나를 다시 건져줘
우중충한 하늘과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면
덜 마른 옷가지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이
가슴 한켠 자리 잡아
남은 나의 미련 같아
마음이 평안으로 가득차다
파도 같이 어둠이 몰려 날 덮칠까봐
나를 두고가면
외로운 발걸음을
한발짝, 한발짝 홀로 옮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