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장마

흐른
미련도 이젠 던져버리고
고독은 늦은 친구처럼
기대도 모두 벗어버리고
사랑은 우연한 친구처럼

오늘까진 비가 비가 내리고
내일부턴 바람이 불겠지
어제까진 주문을 외우고
오늘부턴 일길 태워야지

눈을 떠도 비가 비가 내리고
또 한 번의 잠을 청해 봐도
어디 있는 지도 몰랐던
기억들이 나를 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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