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잠에는 아빠가 들어있어요
숨도 안 쉬고 한참을 울고 있네요
나의 잠에는 친구도 살고 있어요
누군진 잘 모르겠어요
너무나 많은 군인들이 몰려와 전쟁이 났다고 총을 쥐여주고
잊을 만하면 굿을 해야 한다고
장군님 혼을 내켜요
남들 자는 흔한 잠도 나는 못 자요
부지런히 부지런히 뒤척이느라
나를 괴롭히는 얼굴들만 대충 어림잡아도
구백오십하고 여섯이에요
이번 여름엔 물가에 가지 말래요
할머니가 그러라네요
네모난 박스에 병아리 가족들
시끄러운 닭이 되어 날아오고
네모난 옷장에 남겨진 아이도
내가 돼 걸어오네요
남들 자는 흔한 잠도 나는 못 자요
부지런히 부지런히 쫓아내느라
나를 괴롭히는 얼굴들만 대충 어림잡아도
구백오십하고 여섯이에요
남들 자는 그런 흔한 잠도 나는 못 자요
부지런히 부지런히 뒤척이느라
나를 괴롭히는 얼굴들만 어림잡아도
구백오십하고 여섯이에요
잠은 오지 않고 여섯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