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불온한 기계음. (삐삐, 언제부터인지,)
잠도 찾아오지 않는 망가진 밤. (……으로부터,)
모두 떠나간 도시를 (삐삐삐삐삐)
여태 서성이고만 있는 이유는 무엇이니?
네가 나에게 남기고 떠나가버린
이 마음이 닳아 바스라져 가루가 되어
기계장치만이 남아있는 이 도시에
언제든 널 맞을 수 있도록 불을 켜도록,
난,
밤하늘에 네 목소리를 뿌려.
이 노래가 무뎌질 때까지는,
널 찾아 헤매길 허락해줘.
어느 날.
네가 나에게 남기고 떠나가버린
이 마음이 피어 흐드러질 홀씨가 되어
기계음만이 울리는 이 도시 위를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꽃 피우도록,
난,
밤거리에 네 목소리를 묻어.
이 노래를 꺼내어 볼 때마다,
널 꿈에서 볼 수 있게 해줘.
어느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