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자스의 작은 오두막집에서 도로시라는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어요.
도로시는 헨리삼촌 부부와 강아지 토토와 함께 살았지요.
어느 날, 갑자기 커다란 회오리바람이 휘이잉 몰아쳤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회오리바람은 집을 통째로 삼켜버리고, 집은 하늘로 둥둥 떠오르더니 멀리멀리 날아가기 시작했어요. 도로시와 토토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도로시가 눈을 떠보니 집은 아름다운 들판 한가운데 내려와 있었어요.
이상하게 생긴 사람들이 도로시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착한 마녀가 말했어요.
“나는 북쪽 착한 마녀란다. 나쁜 동쪽 마녀를 없애 줘서 고마워.”
나쁜 동쪽 마녀가 도로시의 집 아래 깔려서 두 발만 삐죽 나와 있었어요.
착한 북쪽 마녀는 은구두를 벗겨서 도로시에게 선물로 주었어요.
“마녀님, 전 캔자스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에메랄드 도시에 사는 오즈의 마법사라면 소원을 들어줄 거야.
자, 이 노란 벽돌길을 따라서 가보렴.”
도로시는 은구두를 신고 토토와 함께 길을 떠났어요.
보리밭을 지나는데 나무 위에 매달린 허수아비가 말을 걸었어요.
“나 좀 내려 줄래?”
도로시는 얼른 허수아비를 내려 주었어요.
“난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에메랄드 도시로 가는 길이야. 오즈의 마법사가 날 집으로 보내 줄 수 있대.”
“그래? 나도 같이 가도 될까? 난 내 머릿속에 지푸라기 대신 진짜 똑똑한 뇌를 달라고 할래.”
허수아비는 도로시와 함께 에메랄드 도시로 향했어요.
숲을 지나던 도로시와 허수아비는 온몸이 녹이 슬어 꼼짝달싹 하지 못하고 있는 양철나무꾼을 만났어요.
“으음, 누가 좀 도와줘, 움직일 수가 없어.””
도로시와 허수아비는 녹슨 양철 나무꾼의 몸에 기름칠을 했어요.
“고마워, 너희들이 아니었으면 난 영원히 꼼짝도 못했을 거야.
그런데 너희들은 어디로 가는 길이니?”
“우리는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는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는 길이야.”
“나도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고 싶어. 난 따뜻한 진짜 심장을 가지고 싶어.”
양철나무꾼도 도로시와 허수아비를 따라 에메랄드 도시를 향해 떠났어요.
한참을 가는데, 커다란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어흥~!
사자는 왕왕 짖어대는 토토를 향해 달려들자, 도로시가 막아서며 사자의 코를 힘껏 때렸어요.
“부끄럽지도 않나요? 작은 강아지를 괴롭히다니…”
“흑흑… 난 강아지를 물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 강아지가 무서웠던 거야. 사실 난 겁쟁이라고.”
허수아비가 사자에게 말했어요
“그럼 너도 우리랑 같이 가자. 오즈의 마법사에게 용기를 달라고 해봐.”
사자는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나무꾼과 함께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길을 떠났어요.
한참 길을 가는데, 갑자기 노란 길이 뚝 끊어지면서 깊은 골짜기가 나타났어요. 몸은 곰이고 머리는 사자처럼 생긴 괴물이 막 따라왔어요. 양철 나무꾼이 나무를 베어 다리를 만들고, 사자가 으르렁거리며 괴물과 맞서는 사이에 모두들 다리를 건넜어요. 양철 나무꾼은 얼른 도끼로 다리를 잘라버렸어요. 괴물들은 깊고 깊은 골짜기 아래로 떨어졌지요.
숲을 빠져나오자 커다란 강물이 길을 막았어요. 도로시와 친구들은 힘을 합쳐
뗏목을 만들어서 강을 무사히 건넜지요.
드디어 눈 앞에 에메랄드로 아름답게 장식된 에메랄드 성이 보였어요. 도로시와 친구들은 성 안으로 들어갔어요. 온통 초록색 옷을 입은 문지기가 다가왔어요.
“오즈님은 하루에 한 번, 단 한 명씩만 만나십니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다음 날, 맨 먼저 도로시가 오즈를 만나러 갔어요.
“나는 위대한 마법사 오즈다. “
“저를 캔자스로 보내주세요.”
“그럼 먼저 서쪽의 나쁜 마녀를 없애고 오면 너를 고향으로 보내주겠다.”
다음날에는 허수아비가 오즈를 만나러 갔어요.
“제 머리에 똑똑한 진짜 뇌를 넣어주세요.”
다음날은 양철 나무꾼이 “전 심장을 갖고 싶어요.”
다음 날은 사자가 “제게 용기를 주세요.”라고 소원을 말하자,
오즈는 모두에게 서쪽의 나쁜 마녀를 없애고 오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어요.
도로시와 친구들은 서쪽 나라로 떠났어요.
“겁도 없이 나를 없애러 온다고? 원숭이들아, 이 녀석들을 모조리 붙잡아 오너라.”
사자는 꽁꽁 묶여 우리에 갇혀 버렸고, 도로시는 마녀의 심부름을 하면서 지내야 했어요. 어느 날, 청소를 하던 도로시가 바닥에 미끄러지면서 은구두 한 짝이 벗겨졌어요. 서쪽 마녀는 얼른 도로시의 은구두를 빼았었어요.
“이 못된 마녀야! 내 구두를 돌려줘”
도로시는 너무 화가 나서 물통을 번쩍 들어 마녀에게 던졌어요.
“안 돼, 난 물에 녹는단 말야. 으악!”
물벼락을 맞은 마녀는 그 자리에서 감쪽같이 녹아버렸어요.
도로시와 친구들은 오즈를 만나러 갔어요.
커다란 방 안에는 오즈는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들렸어요.
“서쪽 마녀를 없앴느냐?”
“네, 이제 우리 소원을 들어주세요. 어흥!”
사자가 큰 소리를 치는 바람에 깜짝 놀란 강아지 토토가 방에 있는 칸막이를 넘어뜨렸어요. 그런데, 칸막이 뒤에는 작은 노인이 있었어요.
“내가 바로 오즈다. 사실은 난 마술사란다. ”
모두들 깜짝 놀랐어요.
“그럼 우리 소원은 어떻게 되는 거죠?”
“너희들은 이미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단다. 허수아비의 지혜와, 양철 나무꾼의 따뜻한 마음과, 사자의 용기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야.”
마술사는 허수아비에게는 볏짚으로 만든 뇌를 주고, 양철 나무꾼에게는 비단으로 만든 심장을 주고, 사자에게는 용기가 담겨있는 초록색 병을 선물해 주었어요.
“그럼, 난 어떻게 캔자스로 돌아가지요?
“그래, 기구를 만들어서 타고 가자.”
기구가 막 하늘로 떠오르려는 순간, 토토가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 버렸어요.
도로시가 토토를 붙잡아 왔지만, 이미 기구는 하늘로 둥둥 날아가버린 뒤였어요.
기구를 타지 못한 도로시는 너무나 슬퍼서 엉엉 울었어요.
그때, 남쪽의 착한 마녀가 나타났어요.
“도로시, 넌 언제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어. 신고 있는 은구두 뒤꿈치를 세번 구르면서 가고 싶은 곳을 말하렴.”
“정말요? 친구들아 안녕~ 정말 보고 싶을 거야.”
도로시는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탁탁탁, 뒤꿈치를 세번 굴렀어요.
도로시와 토토는 훨훨 날아서 그리운 캔자스의 작은 오두막집으로 돌아왔어요.
도로시, 도로시! 우리가 얼마나 찾았는데~!“
도로시와 토토는 너무나 보고 싶었던 삼촌과 숙모에게 안기며 기쁨을 나누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