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키스에 도착한 아르고 호 원정대는 이아손을 앞세워
궁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왕 아이에테스와 둘째 딸 메데이아 공주가
환영해 주었습니다.
“영웅들이여, 어서 오시오. 무엇 때문에 이 먼 콜키스까지 온 것이오?”
이아손은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황금 양가죽을 가지러 왔습니다.”
공주 메데이아는 이아손의 패기 넘치는 모습에 반해 버렸어요.
사실 여신 헤라가 이아손을 도와주기 위해
메데이아가 사랑에 빠지게 만든 것이었지요.
왕 아이에테스는 차갑게 이아손을 노려보았습니다.
“이 나라의 번영을 가져다주는 황금 양가죽을 가져가려면
물론 각오가 되어 있겠지?”
“물론입니다, 임금님.”
“내일 혼자서 밖에 있는 황소로 들을 갈아
용의 이빨을 뿌리는 데 성공한다면
황금 양가죽을 주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임금님.”
밤이 깊었습니다. 메데이아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사실 내일 이아손이 만날 황소는 코에서 불을 뿜는
괴물이었고, 용의 이빨을 뿌린다면 모두 병사로 변해
이아손을 죽일 것이기 때문이었어요. 메데이아는 몰래
이아손을 찾아갔습니다. 이아손은 아무것도 모른 채
메데이아에게 반갑게 인사했어요.
“공주님, 이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신지요?”
공주는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이아손은 크게 놀랐습니다.
“어쩐지 조건이 너무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저는 황금 양가죽을
꼭 가지고 돌아가야 합니다.”
메데이아는 머뭇거리다 말했습니다.
“제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저와 함께 떠나요.”
“황금 양가죽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신다면
함께 돌아가 왕비로 맞이할 것입니다.”
그다음 날, 이아손은 메데이아가 알려준 방법대로
괴물 소를 몰아 들을 갈고 용의 이빨을 뿌렸습니다.
용의 이빨이 병사들로 변해 이아손을 공격하였습니다.
병사들이 너무 많아 이아손 혼자서는
물리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에잇!”
이아손은 메데이아가 알려준 대로
병사들 사이에 돌을 던졌습니다.
병사들은 누가 돌을 던졌는지 시비가 붙어 서로 싸우다가
모두 죽었어요. 이아손은 기쁜 마음으로 왕에게 말했습니다.
“임금님, 이제 황금 양가죽을 제게 주십시오.”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 보아라.”
그날 밤, 메데이아는 이아손을 데리고
잠들지 않는 용에게로 갔습니다. 용은 독을 뿜어내며
황금 양가죽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마법사였던 메데이아는 잠드는 약을 만들어 용에게 뿌렸어요.
절대 잠들지 않을 것 같았던 용의 눈이 서서히 감겼습니다.
“왕자님, 어서 황금 양가죽을 가지고 오세요.
지금 바로 떠나야 해요!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우리 모두 죽을지도 몰라요.”
메데이아는 남동생을 납치해 아르고 호에 태워
이아손과 함께 출항했습니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있었어요.
“큰일 났습니다! 황금 양가죽이 없어졌습니다!
아르고 호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뭐라고!?”
소식을 들은 왕은 헐레벌떡 군사를 이끌고
서둘러 아르고 호를 쫓아갔습니다.
빠르게 노를 저어 가다 보니 저 앞쪽에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르고 호의 꽁무니가 보였어요.
“더 빠르게 노를 저어라!”
콜키스의 배는 더 빠르게 쫓아가 아르고 호 뒤에
바짝 붙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메데이이가 중얼거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다 죽겠어.”
메데이아가 왕에게 소리쳤습니다.
“아버지, 더 이상 따라오지 마세요.”
메데이아는 그대로 동생을 칼로 찔러 바다에 빠뜨렸어요.
왕은 절규하며 주저앉았고 이아손을 포함한 원정대는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콜키스의 병사들은
왕자의 시체를 찾기 위해 배를 멈추고
모두 바다에 뛰어들었어요.
메데이아가 원정대에게 소리쳤습니다.
“어서 노를 저어 도망가요!”
그렇게 아르고 호는 콜키스 병사들의 추격을 벗어나
자유로워졌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시련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