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넷, 기타를 샀어
손이 아파와, 싫증이 났어
그때 어느 밴드의 노래가
내 마음을 뒤흔들어 버렸어
열여섯, 음악을 하고 싶었어
처음으로 뺨을 맞아버렸어
어두운 방 안, 혼자서
그 밴드의 곡을 노래했어
동경했던 락스타가 될 수만 있다면
별 볼 일 없는 학교 따위 때려치우곤, 노래할 거야
동경했던 락스타가 정말 되버린다면
음악을 하길 잘했다며 스물일곱에 죽을 거야
어느새 난, 어른이 됐어
기타 따위 먼지만 쌓인 채
스무 살, 악기를 팔았어
스물하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새하얀 천장, 간만에
그 밴드의 곡을 재생했어
동경했던 락스타가 말을 건네오네
기타를 들고 나가 노래하라니, 무리라고요
동경했던 락스타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음악을 하길 잘했다며, 별이라도 보는걸까
싸구려 기타를 든 채,
머리는 헝클어진 채
F코들 휘갈겼어, 바보같이 큰 목소리와 함께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데도, 모두가 포기하라고 말해도
그래도, 그래도
푸른 하늘을 노래했어
동경했던 락스타가 더는 보이지 않아
어느새 너무 낡아 버린 음악 따위는, 더는 못 팔아
동경했던 무대 위에, 이젠 내 차례야
음악을 하길 잘했다며, 미소 지은 채 노래했어
동경했던 락스타가 정말 돼버렸다고
그 시절의 나에게 말을 건네, 기타로 연주한 포엠
꿈을 꾸던 그 소년은 이젠, 없어진 거야
음악을 하길 잘했다며, 스물일곱에 죽어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