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Album : 모보경의 정정렬제 완창 춘향가
[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 춘향 가두라는 호령이 지엄하니, 향단이가 춘향을 업고 여러 기생들이 칼 머리를 들고 춘향 모친을 부축허여 옥으로 내려갈 제, 남원부중 남녀노소 없이 눈물을 흘리며 따라 가는디 뉘 아니 칭찬허리. 춘향이는 적적한 옥방 안에 주야장탄 울음을 우는디,
[진양조]
“천지 삼겨 사람 나고 사람 삼겨 글 만들 제, 뜻 정자 이별 별자를 어이허여서 내었는고? 뜻 정자를 내었거든 이별 별자를 없애거나, 이 두 글자 내든 사람은 날로 두고 준비헌가? 도련님이 떠나실 제 지어주고 가신 가사 거문고으 올려타니, 탈 제마다 한이 맺히어 눈물 먼저 떨어진다. 한창허니 가성열은 동창의 슬픔이요, 수다헌 몽불성은 정부사의 설움이라. 완악헌 게 목숨이요, 굳은 것이 간장이로구나. 심화 다 타고 나머지 한 구비가 마저 끊쳐 없겄구나. 추월춘풍을 옥중으서 다 보내니, 보이나니 하날이요 들리나니 새소리로구나. 낮이면 꾀꼬리, 밤이면 두견이가 서로 불러 잠 깨우니, 꿈도 빌어 볼 수 없네.”
천음우습 깊은 밤으 모진 광풍이 불어 닥치어 바람은 우루루루루루쉐. 지둥 치듯 불고, 궂은 비는 퍼붓는디, 도채비는 휘잇 휘잇, 밤새 소리는 부우 부우, 귀신 불은 번뜻번뜻, 처마 끝 들보 우에서 두런두런두런두런두런두런, 바람결에 문풍지는 드르르르르르,
“옥이라 허는 디가 험지로구나.”
형장 맞어 죽은 귀신, 난장 맞어 죽은 귀신, 횡사 직사 오사 급사 죽은 귀신 사면에서 나오는디, 칼 쓰고 수갑헌 놈 머리 헙숙 키 큰 놈과 행주 초마 산발헌 여자 죽어 사귀 혼신, 아이 죽어 동자 혼신,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움씰 움씰 웃음치며 훌쩍 훌쩍 울음 울며 으으으으 으으으으 히히 허흐으으 울음을 우니, 춘향이 기맥혀,
“네 이 몹쓸 귀신들아, 나를 잡어 갈라거든 조르지 말고 잡어가거라. 내가 무슨 죄 있느냐? 나도 만일 이 옥문으서 못 나가고 죽거드면 저것이 모두 다 내 동무로구나. 도련님이 이제라도 나를 보면 누군줄을 모르겄구나.”
이렇듯 울음을 울며 세월을 보내는 중으,
[진양조]
일야는 꿈을 비니 장주가 호접되고 호접이 장주 되야 실같이 남은 혼백 바람인 듯 구름인 듯 한 곳을 당도허니 천공지활 허고 산명 수려헌디 은은한 죽림 속으 일층 화각이 밤비에 잠겼어라. 대저 귀신이라 허는 것이 배풍 어기허고 승천 입지 허매, 춘향의 꿈 혼백이 만리 소상 강가으 갔던가 보더라.

Related lyrics

Singer Song title
동초제 판소리 감상회 옥중가(천지삼겨)(Song By 김영화)
모보경, 이상호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Comment List

No comments avail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