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를 묶은 채로 어항 안에
콘크리트 족쇄를 어떻게 부술까
가만있자니 앞엔 죽음 밖에
내 등 떠민 놈은 누굴까
악마한테 가서 운명을 살래
값을 내려면 버려야 할 건 무얼까
단 하나의 결정이 없는 상태
어찌 내키지도 않는 노래를 부를까
파도같이 밀려드는 불안감
물이 너무 높아 말이 나올 수가 없어
가슴을 조여오는 물 한 잔
단 한 컵의 바다 안에서 어푸어푸
간신히 나왔다가 들어가
물속이 낫다 쪽으로 결정
오 나는 말을 잃었어요
사악한 문어한테 나를 뺏겼어요 누가 날 좀
꺼내줘 핀셋 정도면 돼
거친 모래밭에 날 올려 두면 돼
익사보단 화상이 낫지
근데 보이지도 않아요 수면이
반의반쯤 익은 고래 그게 나야
아님 너야 아님 우리야 상관없네
아니 반쯤 익은 고래 그게 나야
아님 너야 아님 우리야 상관없네
팔다리를 묶은 채로 어항 안에
콘크리트 족쇄를 어떻게 부술까
가만있자니 앞엔 죽음 밖에
내 등 떠민 놈은 누굴까
악마한테 가서 운명을 살래
값을 내려면 버려야 할 건 무얼까
단 하나의 결정이 없는 상태
어찌 내키지도 않는 노래를 부를까
친구 사랑 진로 다 버거워
신중 자만 뭘 믿어 참 어려워
사라지고 싶을 때 진작 사라졌다면
아마 이미 사망 신고 한 서너 번
무언가에 기회가 있다 했을 때
목숨에 남은 미련 이제 다 했을 때
죽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 했을 때
그걸 잡는가에 대해 하루를 써버렸지
나는 무너지기 싫어서 사람을 피하고 좁은 방에
들어가 온 힘을 다해서 팔다리 휘젓고 호흡을 고른다 해
웃기는 소리야 중간을 찾기는 개뿔
물속에 아무리 지피려 해봐라 횃불
나는 수면에 버려진 종잇장
그 위에 전혀 적히질 못하는 머리말
내 안에 불이 있을 리 없는데 속이 타
수심에 잠겨 받아주지 않을 어리광뿐이네
팔다리를 묶은 채로 어항 안에
콘크리트 족쇄를 어떻게 부술까
가만있자니 앞엔 죽음 밖에
내 등 떠민 놈은 누굴까
악마한테 가서 운명을 살래
값을 내려면 버려야 할 건 무얼까
단 하나의 결정이 없는 상태
어찌 내키지도 않는 노래를 부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