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시인: 조지훈)

박정자
♣ 낙  화

- 조 지 훈  詩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

촛불을 께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뜨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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