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못 하는 영어 문장들, 대신에 한글
잔뜩 가져와서 조립해가며, 만든 내 작품
다만, 나 또한 그렇게 부르기에는
가끔 부끄럽기도 해, 내 퀄리티에 대해서 의심을 가져
겸손하게 산다 느낄 때, 그게 틀렸다 느끼네
내 좌우명, "확신하지 말자" 아직도 유지해
말 한마디, 지키는 게 빡세단 걸 알지
내 상식과 방식 따위는 언제든지 변하니
다시, 공들인 탑, 이제 뒤돌아보지도 않아
내 조그만한 공간 안에 열심히 쌓은 게 쓰레기 같다는
생각들을 반복하다, 또 다른 영감을 찾아
아직도 거울 속에 서 있는 나는, 너무나도 작아
처음으로 가졌던 자아, 지금의 나와 거의 똑같아
방향 잡지 못한 감정들만이, 내 안에 남아
분출구 없었던 내 언어들을 마이크 앞에서 풀어버려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했었던 경험
부정이라기보다는 반성, 자아성찰 쪽에 가까운 걸
지금도 되새겨 다시 한 번 uh, 전환점을
만들려 했던 과거의 건 역사라고 칭하기엔
그만큼, 영혼을 막 갈아 넣은 것 같진 않고
다른 래퍼들의 사정, 전부 알 수가 없어
내 노력의 레벨은 위일까 아래일까
계산 불가능한 거지,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
처음부터 잘할 수 있다면 여태 무엇을 했나
내 최선이 진짜 내 최선인가 아닌가
사실을 아는 건 오직 당사자인 나 자신이야
비교할 시간 없어, 이젠 갖춰야 해 자신감
26년간 결여되어있던 확신을 따라갈 시간
내가 우러러보는 이와, 내 길이 다르기에
살아온 시대와 겪어왔던 환경들이 다르기에
받아들여 깊게, 수백 번 들은 뻔하디뻔한 말
딱 한 번뿐인 삶의 주체는 나란 걸 깨달아
주체는 난데 왜 사람 말에 갇혀 살아
각자 갈 길 가는 거지 우린 아니야 하나
어디 날 파괴해 봐라 뾰족한 수가 없잖아
칼바람 맞아도 끝장 볼 새끼가 나라서
불태웠던 타협, 날 못 죽인 감정
내가 꺾은 가짜 사랑의 결론은 자멸
정적 속에 난 더 불완전의 완성
입 닥치고 살아가란 니 새끼나 닥쳐
이제 나다워진 삶을 맞이한 나
거짓의 연을 잘라 내게 무릎 꿇지 않아
남길 거야 잔상 불꽃 같은 아우라
여태 쌓인 화를 방출해 내 불씨, 발화
내 이야기의 시작은 입 틀어막은
새끼들 때문에 흘려야 했었던 핏방울
악순환의 반복 그걸 끊어내려 할 뿐
새로운 발자국 새겨 이 땅 위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