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태어나
물속에서 숨을 쉬는
나는 누구일까
물고기일까
하루종일 숨어 있다
안도하듯 숨을 쉬고
먹이찾아 낙엽 밑
뒤적이며 살아가
누군가는 내게 말해
너에게 날개가 있다고
달이 뜨던 날
날개가 생긴다고
초라한 내 모습에
날개가 생긴다면
그건 기적이야
화려한 실 잠자리
시원한 바람이 달을 깨우고
노란 달이 나를 비추니
초라해 보이는 날개 하나
오히려 좋아 날개가 생겼으니
그저 가느다란 날개지만
찬란한 하늘을 날아올라
나는 물속에서 태어나
하늘에서 춤을 추는
나는 실 잠자리
잠자리라네
나의 날개짓은 수면 위
그림을 그리고
너를 만나 하늘에
사랑을 그리네
그리 기다리던 나의 날개를
누군가는 실낱 같아 초라하대
그런 너에게 난 말하지
가느다란 희망이 기적을 낳는다고
기적은 작은 바람에서 시작된다고
나는 물속에서 태어나
하늘에서 춤을 추는
나는 잠자리
실 잠자리라네